내가 살고 있는 곳 바로 인근에는 큰 변전소(345kV)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먹여 살릴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을 하기 위해서 한전에서 어마무시한 설비 투자를 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압송전탑이 지나는 선하지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기피되는 입지이고, 아파트 옥상에 통신사 중계기를 설치할 때조차 전자파가 건강에 안 좋을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경우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분명 주변에 존재하는 송・변전설비*는 우리의 일상에서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이미지의 가까운 존재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전자파 걱정을 크게 않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핸드폰에 전자파차단 스티커를 붙이는 분들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송전(送電) 및 변전(變電)을..
지난 2024년 1월 1일, 일본의 이시카와현 노토반도(能登半島)을 진원으로 하는 매그니튜드(マグニチュード) 7.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시카와현의 시카마치(志賀町)에서는 최대 진도 7이 관측되었고, 현재 기준으로 최소 202명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요. 이번 재해로 일가족 8명을 잃고 혼자 살아남으셨다는 어르신의 하염없는 눈물 속에서.. 인간은 이렇게나 자연 앞에 무력한데 누가 감히 그들의 슬픔을 헤아리고, 살아갈 용기를 전해줄 수 있을지.. 참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東日本大震災, - 사망자 19,729명)은 높이 9m 달하는 벽체만 한 쓰나미의 공포를 전 세계인들의 눈에 생생하게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도 마침 그때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지진 발생..
나는 20년 10월부터 맨몸 운동을 의식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물론 너무 귀찮아서 횟수를 후려친 적도, 팔을 다쳐서 2-3개월 휴식을 취한 적도 있지만 단 하루도 '오늘은 어떻게 몸을 움직일까?'라는 고민을 잊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뭐 기껏 해봤자 기본적인 푸시업, 스쿼트, 딥스, 계단 오르기 + 덤벨컬, 최근에 시작한 풀업(뉴트럴 그립) 정도가 전부였지만 무미건조한 일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내기에는 충분히 버라이어티 한 즐거움을 주는 나만의 취미가 생긴 것이 기쁘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급격하게 불어난 100kg 언저리의 저질스러운 몸뚱이로, 자존심 다 버리고 무릎 꿇고 푸시업 하며 억지로 세트 수를 채웠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지금도 운동을 시작할 때면 세트 수를 체..
역시 연말에는 ㅈㄴ센치해진다. 괜스레 옛 추억을 소환하여 부질없는 감정을 되새김질하는 주옥같은 시즌의 반복이다. 올해도 외롭고, 고독하고, 옛 인연을 그려 내며 또다시 후회하고 이기적으로 미안한 척하며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올해의 마지막 한 칸을 남기고 시작된 크리스마스 연휴의 한가운데에서 오랜만에 책을 집어 들고 창가에 앉았다. 이내 모두가 사라져 버린 마을의 고요함이 내 마음속의 작은 고동을 크게 울리고, 잦아들지 않는 떨림을 숨기고자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해서 듣는 노래가사를 애써 크게 키워 본다. ※요새 태연이라는 가수에 빠져 있는데, 오늘만 Gravity 100번 들은 듯 시리게 움츠러드는 마음을 달래주듯 따스한 햇빛이 책장 속에 내 그림자를 드리우고, 눈이 부시는 반가움으로 자리를 고쳐..
사무실과 집만을 오고 가는 재미없고 밋밋한 일상, '눈에 띄게 혼자 있고 싶을 뿐', 사실 그렇게까지 외롭지는 않은 나날. 보고 싶은 영화도, 읽고 싶은 책들도 쌓여 가고 있지만, 정작 10분 이상 무언가에 집중할 용기는 도무지 생기지 않는 비겁함. 어떤 것을 즐기기에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에도 그 자극과 충동은 며칠을 못 가 이내 무료한 마음속에 가라앉는다. 쳇바퀴 돌듯 주옥같은 하루는 여전히 반복되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인 작은 변화를 통해 능동적인 나만의 소소한 시간을 돌리는 것에 성공한 듯하다. 나는 요새 거의 매일 같이 푸시업을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한 2~3년 됐을까? 가끔씩 팔꿈치에 기름칠이 안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를 제외하고는 강박을 넘어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다. 고..
매일 체중계에 오르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3개월 정도가 지났고, 거의 30kg를 감량에 성공했다. 첫 달에만 10kg 이상 뺐다가 갑자기 탈모가 생기면서 일부러 5kg 이상을 다시 찌우기도 했었고, 타협 없이 할 수 있는 만큼은 운동을 열심히 하던 시기도 있었고, 물론 귀찮다고 하루 종일 침대 위를 뒹군 날도 있었다. 달달한 음료 한 잔으로 하루의 허기를 달래던 때도 있었고, 나름 치팅데이라고 햄버거를 세네 개씩 먹은 날도 있었다. 다만 다이어트라는 장기적인 목적에 대한 방향성을 잃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자신한다. 처음에는 107kg에서 시작해서 만족감을 성취할 때마다 새로운 목표치를 수시로 수정하면서 달려오고 있는 중이다. 원래 두 자릿수 체중을 위해, 95kg를 위해, 85kg를 ..
군 입대 후 자대배치를 막 받았을 때 성향조사 같은 것을 하면서 '나는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YES/NO)와 비슷한 류의 질문들에 '그렇다'라고 답했다가 원사 행보관님에게 뒤지게 혼난 적이 있다. (최전방에 가야 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말씀하셨다고 하지만..) "너 이 새끼 조금만 힘들면 여기서 죽으려고 그러냐? 정신 상태가 빠진 패배자 녀석, 너는 앞으로 관심병사 후보다" 다짜고짜 어찌나 나를 몰아세우시던지, 행보관이라는 직책에 대해서도 잘 모르던 신병인 나는 (선생님 저에 대해 아세요?) "무슨 소리냐, 내가 언제 죽는다 그랬냐, 어떤 사람들은 물리적/정신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렸을 때 죽고 싶다고 한탄할 수도 있지 않겠냐, 그런 안타까운 심리적 상황과 형편을 이해할 수 있다는 ..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저는 대략 11개월 전부터(22년 5월 9일 시작) 꾸준히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이렇다 할 식단을 고민해 본 적 없고, PT를 받는다거나 헬스장에서 체계적으로 운동을 소화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매일 체중계에 오르면서 몸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평소처럼 주워 먹되 과식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의지만 있으면 가볍게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을 틈틈이 진행했다는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관련 포스팅 - [다이어트(-15kg) 후기 및 새로운 시작 : 계단 오르기] - 거울 속에 비친 증오스러운 [다이어트(-15kg) 후기 및 새로운 시작 : 계단 오르기] - 거울 속에 비친 증오스러운 나 심심한 연휴를 맞아 작성하는 새로운 ..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그래도 정말 다양한 집을 구경하고, 집주인 분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삿짐 알바 -_-v) 그래서 지금도 일본의 주택 이야기가 나오면 관심 있게 귀를 기울이고, 나의 경험들과는 어떻게 와닿는지 한번씩 생각해 보는 것을 재밌어하는 편입니다. 최근에 일본 부동산 등을 다루는 유명 유튜브 채널에서 '일본 사람들은 (한국과 다르게) 주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으로 인식한다'라는 식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았습니다. '맞아, 진짜 많이 다른 것 같아'라고 막연하게 공감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추론 외에는 딱히 뭐라고 덧붙일 말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최근에 슬램덩크의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가 국내에서도 개봉하였습니다. 저는 지역대회 내용까지만 제작된 애니로 슬램덩크를 접하고, 만화책 자체는 따로 읽지 않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이번 극장판에서 다루고 있는 전국대회 32강전, 최강 전력 '산왕'과의 경기를 영상으로도 볼 수 있게 된 것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유명한 짤들과 함께 기본적인 내용들은 이미 알고 있기는 합니다. 퀄리티 저하로 평소 애니화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시던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 선생님께서 직접 감독과 각본을 맡고 연출하신 만큼, 높은 작화 퀄리티와 새로운 배경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원작 팬들에게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