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30kg 감량 후기「다이어트는 참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선택하는 것」

매일 체중계에 오르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3개월 정도가 지났고, 거의 30kg를 감량에 성공했다.

 

첫 달에만 10kg 이상 뺐다가 갑자기 탈모가 생기면서 일부러 5kg 이상을 다시 찌우기도 했었고, 

 

타협 없이 할 수 있는 만큼은 운동을 열심히 하던 시기도 있었고, 물론 귀찮다고 하루 종일 침대 위를 뒹군 날도 있었다.

 

달달한 음료 한 잔으로 하루의 허기를 달래던 때도 있었고, 나름 치팅데이라고 햄버거를 세네 개씩 먹은 날도 있었다. 

 

다만 다이어트라는 장기적인 목적에 대한 방향성을 잃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자신한다.

 

처음에는 107kg에서 시작해서 만족감을 성취할 때마다 새로운 목표치를 수시로 수정하면서 달려오고 있는 중이다. 원래 두 자릿수 체중을 위해, 95kg를 위해, 85kg를 위해서 했던 것이 지금은 75kg까지의 도전을 확정한 상태다. (현재 77~78kg)

 

분명 어느 정도까지만 빼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골격이 좋은 편도 아니기 때문에 근육량이 너무 많이 빠지는 것에 대한 쓸데없는 불편함/불안함 등도 있어서 80kg 전후면 더 이상 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36인치 이상에서 시작했던 허리 사이즈는 34, 32인치로 빠르게 바뀌어 갈 때마다 매번 했던 생각은 '이야.. 살 조금 빼고 새로 맞췄더니 핏이 기가 맥히네'였었고, 그러고 얼마 가지 않아 허리춤에 양 주먹이 막 들어가면서 주름 잡히고 헐렁이는 스타일은 또 금세 바보 같이 보였다. 

 

지금 입고 있는 32인치 바지를 살 때만 해도 '와.. 내 다이어트는 이제 끝났다, 이 이상의 핏은 나올 수 없다' 싶었고, 30인치 밑으로는 정말 마르신 분들만 입는 사이즈라고 생각했었다. 분명 내가 살면서 이렇게 뱃살이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었는데도, 지금도 내 바지에는 주먹이 숭~ 숭~ 드나들 수 있다.

 

아마 29~30인치는 돼야지 이제 버리는 거 없이 옷을 사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이어트 전에 옷에 대해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았던 것은 '어차피 곧 살 뺄 건데 지금 사이즈에 맞춰서 사면 너무 아깝잖아?'라는 생각이었고, 그렇다 보니 입을 게 계속 마땅치 않아서 더 소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안 좋은 습관들이 고착화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 마다 나한테 살이 왜 이렇게 빠졌냐고, 이제 그만 빼라고들 한다. 

 

사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 오랜 시간을 72~75kg의 건강한 체중과 체형을 유지해 왔던 사람인데, 최근에 살 좀 빠졌다고 격려 한 마디씩 듣고 있자니 지난 3~4년 간 얼마나 급격하게 몸이 망가져 있었던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느낀다. 

 

이미 30kg를 뺀 상태이지만 과거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너 요새 살 많이 쪘네?'라는 말을 듣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고, 앞으로도 조금 더 걷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한번씩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살이 정말 많이 빠지긴 했다'라고 만족스럽다가도 아직도 턱살이 접히고, 한 손 가득 잡히는 볼살을 바라보면서 조금씩 아쉽다는 마음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하고 있다. 


 

・관련 포스팅 - [다이어트 후기(25kg 감량), 계단 오르기도 재밌어요]  107.2kg → 82.2kg

 

[다이어트 후기(25kg 감량), 계단 오르기도 재밌어요] 107.2kg → 82.2kg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저는 대략 11개월 전부터(22년 5월 9일 시작) 꾸준히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이렇다 할 식단을 고민해 본 적 없고, PT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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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빠지는 프로세스 자체는 아주 심플하다.

 

이전보다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상대적으로 덜 먹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단순히 그렇게만 하면 되고, 다른 고민이나 비교가 필요 없는 확실한 방법이다. 이것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일 뿐이다. 다만 매일의 변화는 내 마음처럼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기대와 다르게 체중이 늘어나는 날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의 날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은 지름길이 없는 마라톤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당장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절대로 건강한 다이어트는 진행되지 않는다. 조금씩의 변화가 쌓이면서 어느 순간 그 변화에 깨달으면 되는 것이지, 하루하루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매일 체중계를 오르는 행위는 변화를 객관적으로 체감하고 인지하기 위함이지, 결과 자체에 미련을 갖기 위함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수치만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 전날 어떤 선택들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체질이나 식습관이나 처해진 환경들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어떻게 어떻게 된다라고 특정 수치를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자기만의 패턴을 만들고 직접 체험해 가면서 '본인이 얼마를 먹으면 크게 허기를 느끼지 않으면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그 상황에서 어느 정도 활동량을 가져가면 몸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지' 꽤나 정확하게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금 더 여유 있게 일주일, 한 달을 수치적으로 계획해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 저녁 중 한 끼를 편하게 먹고, 나머지 한 끼를 가볍게 먹으면 체중이 장기적으로 빠져나가는 생활을 보내고 있음을 안다. 이것이 나의 기본적인 하루 식사 계획이지만 어떤 날은 두 끼를 배 터지게 먹는 날이 있고, 그런 날에는 어김없이 살이 찌고 찔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다 가볍게 먹던 한 끼를 굶어 버리면 다음 날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체중이 빠져 있을 것이라는 것 또한 확실하게 알고 있다. 운동량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루에 집착하게 되면 오늘 체중이 늘어나는 만큼 내일은 두 배로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도망치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간을 넓혀서 체중의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다 내가 이 정도 하면 체중이 조금씩은 감소한다고 확신하는 생활 패턴이 생기면 그걸 기준으로 천천히 조절해 나가면 된다. 급격한 변화를 만들려고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기간을 정해서 계속 굶는 것이 답이지만 그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차피 막고 싶다고 막을 수 있는 세월이 아니기에  6개월 후에 왕/여왕의 귀환을 꿈꾸는 것이 더 로맨틱할 수 있다.

 

(기본적인 생활에서 일주일에 한 두 끼 정도를 더 잘 챙겨 먹을 수도 있고, 오히려 한 두 끼를 더 굶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며칠에 걸쳐 녹인다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감량 욕심을 조금 더 부릴 수도 돌발 상황에 맞춰 나갈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를 스스로 잘 인식하는 상황이 되면 이제는 많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내와의 싸움이 시작되지만,

 

나는 이것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즐거운 선택을 반복해 나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이어트 자체가 크게 괴롭지는 않았다. 먹고 싶은 것이 없었냐고 물으면 매일 같이 라면이나 햄버거 같은 것들이 먹고 싶었다. 운동하기 귀찮은 날이 없었냐고 물으면 운동하면서 늘은 건 근육이 아니라 욕 밖에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이어트는 매우 지루한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하루하루의 선택에 있어서 힘든 건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조금 더 움직이고, 조금 덜 먹으면, 그리고 이 행동을 며칠간 지속하면 무조건 일정 수준의 감량이 있을 것을. 그리고 내가 지금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소파에 널브러지면, 분명 살이 다시 찔 것을. 

 

결국 두 가지 선택 중에 하나를 해야 한다면 나는 살이 빠지는 방향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이고 나는 조금씩 외적 자존감이 회복되는 과정을 충분히 즐겨 왔다. 어차피 둘 다 누릴 수 없다면 나는 아주 기쁨 마음으로 한 끼 더 굶을 의향이 언제라도 있고, 굳이 무리해야 될 이유 또한 찾지 못하기 때문에 적당하게 식사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매일 같이 운동을 할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결국에는 웬만하면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던 것은 그것이 궁극적으로 내게 더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을 빼고 싶어서 먹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기보다는, '아니 먹고 싶긴 한데, 이걸 덜 먹기만 하면 살이 이만큼 빠진다고? 완전 개꿀인데'라고 자연스럽게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메뉴 제한 없이 적정량 이상의 식사를 한 끼는 가져갔고, 나의 행동으로 얻게 될 보상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 혹시 스스로도 살을 빼야만 할 것 같은 상황을 느끼며 자책하거나 후회하고 있다면 현재 상태로 계속 사는 것보다 훨씬 개꿀이다. 힘든 만큼 얻는 것들이 있다. 절대로 개고생이 아니고 오히려 즐거운 일이다. 

 

나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별의별 변명을 다 붙이면서 정당화했었으니, 내 몸뚱이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됐나 앞으로 고생할 생각에 괜스레 억울한 마음도 들지도 모른다. 독하게 며칠 굶어 보면 눈물 한 방울 똑똑 떨구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독할 필요 없다)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선택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은 이 행동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내가 얻게 될 보상들이 막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앞에 놓인 달콤한 케이크는 당장 견디기 힘든 나의 욕구를 바로 충족시켜 주지만, 이것을 참고 넘겼을 때 내 몸에 벌어질 긍정적인 신호들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수치화하여 곧바로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꾸준하게 관찰하면 그 안에는 명확한 답들이 숨겨져 있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실제로 검증해 낸 길이다.

 

한 끼 이상을 챙겨 먹으면서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에서 식사량을 조절해 봐라, 식단? 나는 굳이 하지 않았고 칼로리만 신경 썼다. 먹고 싶은 걸 적당히 먹어라. 그런 다음에 할 수 있는 정도에서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일정 루틴을 보름 정도 이어가면 '이렇게 하면 몸이 어떤 식으로 변해 가겠구나'라는 대략적인 기준점이 잡힐 것이다.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은 변화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몸은 반응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자기에게 맞게 프로그램을 조정해 나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목적을 갖고 행동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면 무조건 빠지니 걱정하지 말고 즐거운 상상으로 잠깐 고생하는 길을 계속해서 선택해 나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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