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매도 하기 위한 노력과 용기』 '기회비용의 과소평가'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에서 배운 기본 지식들을 개인적인 경험들에 대입해 보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 보고자 했던 이전 포스팅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미리 읽어 보시고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포스팅 - 『무엇이 토지거래(중개)를 어렵게 하는가?』 '소유효과'와 '주관적인 가치'


(정제되지 않은 일방적이며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이전 포스팅 요약-

 

사람들은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고, 확실한 이익이 아니라면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물건이라도 내가 보유한 물건의 가치를 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 '소유 효과'는 주관적으로 이익의 기준점을 높임으로써 과장되거나 허상의 손실을 느끼게 만듭니다. 그래서 거래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주관적인 가치들이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가격 수준으로 조정되고 협의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토지라는 부동산은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속성으로 인해 협의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주관적인 가치과 객관적인 가격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동산이라는 것은 팔고 싶은 사람이 부르는 게 값이야"라는 말은 흔히 듣는 소리지만, 부르는 대로 거래가 되진 않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것을 기다리셔야겠죠. 생각보다 오르지 않아서 그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주셔야 될 수도 있습니다.

 

일정 수준을 벗어나는 호가(팔고 싶은 가격)는 실제 가격이 아닙니다. 팔고 싶으면 팔리는 가격대를 맞춰 주시거나 누군가에게 사기적인 요소가 들어가야 합니다.

 

실제로 구체적인 매도 계획을 갖고 있고, 현금화가 필요하시면서도 쉽게 가격 조정을 하지 못 하시는 이유는 아마도 무엇을 신뢰할 수 있을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고, 실제로 손실을 보거나 그러한 착각을 맛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에 일 겁니다. 누군가에게나 꼭지에 팔고 싶은 로망은 있죠.


이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토지라는 시장이 그렇고, 사람은 그러한 심리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토지 매도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면 우리가 용기를 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350만 원('평당' 생략)에 팔고 싶어 하는 토지가 있습니다. 주변에 명확하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가격이 없기 때문에 나름 이 정도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주관적인 가치를 충분히 얹어서 스스로와 타협하여 책정한 금액일 겁니다. 주변에 300만 원 정도면 매수하겠다는 사람들도 여럿 있지만 그건 약간 손해 보는 것 같아서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얼마에 파는 것이 맞는 것이냐는 정답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나의 주관적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거래가 되는 것이 토지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나타나는 게 한 달 뒤인지, 50년 뒤 인지 알 수 없는 것도 맞습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확실히 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말도 안 되는 제안이 아니라면, '조금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거래를 미루는 행위는 지극히 주관적인 불확실성 때문에 (소유자들이 느끼기에) 도박을 피하고 조금 더 시간을 갖는 것으로써 일단 현상을 유지하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것은 지금 300만 원에 거래함으로써 내가 당장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과 보다 풍부한 삶에 대한 선택지를 뒤로 미루는 것이고, 그 대가로서 시간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자산까지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선택에는 적지 않은 기회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소유한 것에 대해 너무 과한 가치를 책정함으로써, 그것을 계속 소유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많은 '기회비용'을 상대적으로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주관적인 가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두려움과 불쾌감이 느껴지신다면 그것들을, 나에게 분명한 형태로 제시된 대가의 가치로 치환해서 객관화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합리적인 거래를 위해서 고려해야 될 것은 어떻게든 내 토지의 모든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걱정이 아니라, 내가 얻을 수 있는 대가로 어떤 새로운 선택들을 할 수 있게 될 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일반적인 토지 거래는 미래 가치를 일부 포기함으로써 평소에 쉽게 만져보기 어려운 목돈을 지금 당장 얻는 교환행위입니다. 또한 매수자에게 있어선 그 목돈에 더해 가치 실현까지의 시간 또는 추가적인 개발비용까지 지불하겠다는 의사 표시입니다. 

 

즉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치에 사로 잡혀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호가를 불러서는 거래가 성사되기는 어렵고, 미래 가치마저 내가 챙기겠다는 말 그대로 욕심입니다. 지금 투자를 하면 당신에게는 무엇이 남는 것인지, 매수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내 토지와 비슷한 조건이었던 남의 토지가 몇 년 후에 내가 팔았던 가격보다 비싸게 팔렸다고 해서 배가 아프다거나 내가 손해보고 팔았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그만큼 나보다 늦게 목돈을 만질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가능성을 절대 후회의 영역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돈을 번다'는 투자자의 마인드로 기회비용을 바라보셔야 됩니다.

'몇 년 후에 무조건 350만 원 되는 토지인데.. 아 지금 300만 원에 파는 건 좀 아쉬운데..?'라고 생각하시고 350만 원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확고한 결정을 하셨다면 그건 그거대로의 투자로서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팔겠다고 마음먹고 계신 분이 나중의 이야기를 끌고 와서 팔기 어려운 가격으로 주저하는 모습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팔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도 저도 아닌 가장 애매한 행태로서 소득 없이 남들에게 이용만 당하기 쉬운 태도입니다.  

①이전 포스팅의 예시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신 분의 농지를 평당 300만 원에 사겠다고 하자, '난 그럼 이제 어디서 농사를 짓냐?' 아쉬워하며 평당 500만 원은 내놓으라고 하는 경우를 말씀드렸었습니다. 사실 얼마를 더 줘야 한다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고 실제로는 평당 얼마를 주겠다고 말씀드려도 계속 주저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본인이 소유한 것과 그 대가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농지 1,000평을 갖고 계시다면 30억 원입니다. 이 돈이면 평생 가만히 앉아서 월 임대료 1,000만 원씩 벌면서 사장님 소리 들을 수 있고, 가족들과 땡볕 아닌 그늘에서 여유롭고 걱정 없는 노후생활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적당한 위치에 심심하지 않을 농지까지 새로 구입하실 수 있는 돈이고, 수익으로 매년 농지를 사도 순식간에 면적이 불어날 겁니다. 그런데 이걸 농사지어야 된다거나 그와 비슷한 이유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금액은 예시이고, 논리는 동일합니다)

토지는 널렸기 때문에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효용을 만족시켜줄 더 저렴한 토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②그리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토지들이 갑작스러운 호재로 폭등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내가 그럴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직접 이동하는 것이 훨씬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아마 내 토지가 350만 원에 팔릴 수 있지 않을까 마냥 고민하며 기다리는 것보다, 빨리 300만 원에 팔고 더 투자 가치가 높은 곳에 새로 자리 잡는 것이 훨씬 빠르고 확실하게 50만 원 이상의 차익을 가져다 줄 겁니다. 그래서 명확한 호재와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뜬소문들에 막연한 기대만 있는 상황이라면 어차피 호재는 전국에 널렸기 때문에 정리를 빨리 하시는 게 낫습니다. 그래야 더 싼 가격에 더 빠르게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고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이 제일 중요한 이유입니다. 

운명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는 것이다.

-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남들은 100~200만 원 남겨 먹겠다고 난리인데, 나는 특별한 근거도 없이 50만 원 더 기다려 보겠다고 시간 낭비하고 있는 것을 더 손실이라고 여겨야 하는 것이죠.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소유 효과)에서 벗어나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를 키워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절댓값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서 주저할 것이 아니라, 효율의 문제로 접근해야지 기회비용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300만 원에 팔았는데 나중에 옆에 놈이 350만 원에 팔았다는 소리 들을까 봐 두려워서 망설이지 마시고, 빨리 정리해서 옆에 놈은 기껏해야 350만 원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400~500만 원짜리 토지를 가질 수 있는 자금과 타이밍을 만드시고. 내가 갖고 있는 토지를 더 잘 활용해 보고 싶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적당한 가치를 받고 넘기시고 내게 필요한 가치에 더 적합한 토지를 새로 알아보시면서 부를 축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유에 대한 스트레스를 넘어 적극적으로 투자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토지 시장에서 전문 개발업자와 투자자들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가는 이유는 빠른 회전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