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 불로소득, 사회적 환수』by 김정호 교수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하여 '누군가의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다'라는 발언 등과 함께 부정적인 시선을 갖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불로소득이 나쁜 소득이라는 것은 잘못된 편견에서 기반합니다.

"세상에 모든 소득은 열심히 땀 흘려서 일해서 번 근로소득과 땀 흘리지 않은, 일하지 않고 번 불로소득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불로소득은 부당한 소득이기 때문에 국가가 환수해야(뺏어야) 한다."

라는 미신을 깨야합니다.

좋은 소득과 나쁜 소득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불로소득과 근로소득을 합리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 모두는 사실상 불로소득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특정한 집단들만 투기적인 방법을 통해 불로소득을 얻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얻는 대부분의 소득은 불로소득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 수익을 얻는 경우 그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까지 필요한 다양한 노력과 시간/금전적인 투자, 입지적인 판단 분석 등을 무시한 채 아무런 노력 없이 얻는 불로소득이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떠한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후의 발생되는 가치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고, 동시에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다 못해 로또라는 대표적인 '불로소득'에 당첨되기 위해서 구입자들은 1등이 많이 나온 매점을 찾아간다든가, 꿈을 산다든가, 번호를 분석한다든가 등의 투자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또한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방송매체 등을 통해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국제경기와 금융시장 등의 영향으로 많은 소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으로 수익을 배당받는 것은 불로소득일까요? 노래 한 곡 히트해서 평생 먹고사는 가수들은 환수해야 할 불로소득을 얻고 있는 것일까요? 국가유공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받는 연금들은 불로소득인가요?

 

누구나 불로소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쟤는 별로 노력도 안 하는 것 같은데 떼돈을 버네.. 아 배 아파"라고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불로소득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돈을 버는 것 같이 보인다면, 본인도 그렇게 돈을 버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왜 남의 소득에 대해서 함부로 불로소득(부당한 소득)으로 규정하고 뺏으라 마라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동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그 누구도 협박을 해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빼앗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지도 않았으며, 많은 수요를 등에 업고 정당한 과정을 거쳐 소득을 얻고 있는 입니다. 당연히 범법 행위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법으로 다스리고 추징을 하여야겠지만, 단순하게 소득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국가가 강제적으로 빼앗아 가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동산으로 번 돈은 나쁜 소득이고, 월급으로 번 돈은 정당한 소득이다'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논리도 없습니다. 부동산으로는 땅 파서 돈을 버나요? 수요가 있으니까 그에 맞는 공급이 있는 것입니다. 누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나요? 서로 윈윈하고 있죠.

 

부동산 공급정책이 잘못되어 야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회피하면서, '부동산 투기 세력이 문제다. 저들을 엄벌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몰고 가는 것은 정치적....

 

무엇을 해서 돈을 벌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합당한 세금을 적용시키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부동산 규제들을 보면 정상적인 세금의 수준을 넘어 부당한 이익에 대한 '환수'에 대한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의 김정호 교수님이 저서에서 불로소득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내용을 일부 발췌해 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지로부터 발생한 이익은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커다란 논리적 비약이 있다. 현대 경제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불로소득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소득이 불로소득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 그것의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결정된다. 수요가 늘면 값이 오르고 공급이 늘면 값이 내린다. (중략)

노태우 정권 시절 주택 200만 호 건설이라는 대역사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 작업장 인부의 임금이 그 전보다 서너 배나 올랐다. 인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수요는 작업장 인부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오른 임금은 분명 불로소득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그렇게 따지자면 지금 우리가 벌어들이고 있는 소득도 상당 부분은 우리 스스로 만들지 않았다는 차원에서 불로소득의 성격을 띠고 있다. 연변 동포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임금격차도 그런 것이 아닐까. (중략)

우리의 조상들이 경제 발전을 이룩해 놓은 덕에 한국에서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연변에서보다 크고, 그래서 우리는 높은 소득을 벌어들인다. 조상들 덕에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니 현세대가 벌어들이는 소득의 상당 부분은 불로소득이 된다. 이 같은 논리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이 불로소득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토지로부터 생기는 소득, 그중에서도 특히 개발 이익이나 자본 이득은 토지 가격이 변화하기 때문에 나온다. 그런데 가격은 수요의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결정된다. 수요가 늘면 가격이 뛰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린다. 어떤 땅의 값이 오르면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돈을 벌고, 값이 내리면 돈을 잃는다. 다른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중략)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의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것이 각자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격도 각자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격도 각자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본다면 가격 변화 때문에 초래되는 모든 이익이 불로소득의 성격을 띤다. 따라서 불로소득이냐 아니냐를 놓고 그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토지의 가치는 소유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만들어 낸 소득, 즉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뜻에서 토지를 공공재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다. 물론 사회가 없으면 토지의 가치도 의미가 없지만, 그것과 불로소득이 어떤 관계인지는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땅값이 높아진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그 땅에 대해서 더 높은 값을 지불할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토지가치를 환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삼성전자 공장 주변에 땅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은 공장이 확장되는 바람에 땅을 팔아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럼 삼성전자는 자기 때문에 돈을 벌었으니 땅 주인에게 땅 판 돈을 다시 내어놓으라고 요구할 수 있나. 이 요구가 난센스라면 토지가치 상승분을 사회가 환수하자는 주장 연시 난센스다. 

국가나 자치단체의 재정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토지로부터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땅으로부터 이익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김정호 교수, 『왜 우리는 비싼 땅에서 비좁게 살까』 내용 중 발췌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