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구하시는 분들의 흔한 오해』feat.지제동

안녕하세요, 지제동에 위치한 CR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공소곤입니다.

 

오늘 사무실에서 있었던 약간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들어서, 비슷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려보겠습니다. 원룸 계약 때문에 약간 기분이 상하신 고객분이 저희 실장님한테 욕설을 하시면서 협박을 하셨더라고요. (제발 개념 좀 챙겨주세요)


제가 어제 퇴근 전에 원룸을 찾는 젊은 남성 고객분의 전화를 받았었습니다. '보증금 100, 월세 40~45 정도에 지제나 세교동에서 세 달 단기 계약을 맺고 싶다'는 취지였습니다.

지제동의 현 상황에서 대해서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최근에 나오는 원룸 공실 자체가 많지 않을뿐더러 계약을 희망하시는 분들도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공실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계약이 되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처음 오시는 분들은 이러한 상황 자체를 잘 상상을 못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확보하고 있는 공실은 지금 당장에는 없다. 그리고 공실이 나왔다가도 금방 사라지고, 없던 매물들도 갑자기 생길 수 있다. 고객님 문의가 오면 그때그때 확인해 봐야 되는 부분이다. 조만간에 들어갈 수 있는 매물이 하나 있긴 한데, 이미 다른 분이 내일 오전에 보러 오시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전화 주시는 분한테 약속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고, 여기는 기본적으로 보증금 200 정도는 보셔야 하고 임대인 분들이 세 달 단기 계약은 잘 안 받으시려고 한다. 나중에 공실이 나오더라도 이 부분은 저희가 임대인 분들한테 따로 부탁을 드려봐야 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보증금 200이 말이 되냐, 100으로 구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일단 무조건 3개월 계약할 거고 자전거 타고 다닐 거니까 좀 멀어도 된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희가 확보 가능한 지제동의 매물 중에는 맞는 조건을 찾기가 힘들 것 같아서 '서정리역 주변으로 가시면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들은 보증금 100에도 구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일 한 번 주변을 도신다고 하셨으니 그쪽으로 가시면 조건에 맞는 원룸이 있을 수도 있고, 사실 지제동에서는 보증금 100은 조금 힘드실 것 같다.'라고 추천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10분 후인가 다시 전화가 와서 '지제동에 곧 나온다는 물건 관심 있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그것도 이미 보시겠다고 하신 분이 계셔서 제가 확답을 드릴 수는 없고, 내일 상황 봐서 전화를 드리던가 하겠다'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이 남성분은 저희 입장에서는 2순위 고객이었고, 조건이 좋은 상황은 아녔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늘은 사무실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실장님에게 상황을 전달해 놨었습니다.


일단 오늘 아침에 실장님이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남성분에게 전화를 드렸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계약을 아무도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상관없이 드린 연락이고, 임대인한테 따로 부탁을 드려서 4개월 이상 계약이라면 협의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받았습니다. 2순위 남성분이 이 조건에 관심을 보이셔서 동영상도 따로 찍어서 보내드렸고, 주변에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오후에 사무실에 들리신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답니다. (여기에서 큰 오해가 생기셨던 것 같습니다)

1순위 고객님도 오전에 물건을 보시고, 동거인과 고민을 해 봐야 된다고 계약을 보류하신 채 가신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계약을 하게 된 것은 점심시간 이후에 갑자기 들리신 고객분이셨고, 1년 계약으로 바로 계약금을 치르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진행을 했다고 합니다. 계약금 뽑으러 편의점 가신 사이에 1순위 고객님한테 연락이 와서 '계약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미 다른 분이 계약금을 거셔서 힘들고 다른 물건이 나오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양해를 드렸고, 2순위 남성분에게도 따로 전화드려 '다른 분이 계약금을 치르기로 하셔서, 죄송하지만 아까 물건은 계약이 힘들다'라고 안내를 드렸다고 합니다.

여기서 2순위의 젊은 남성분이 폭발하신 것 같은데, 없는 매물을 만들어서 허위 광고한다는 식으로 착각하신 것 같고, 뜬금없이 "뭔데 이딴 식으로 장사하냐? 사무실 이름이 뭐냐?(명함은 이미 보내드린 상태였습니다), 내가 주변에 아는 사람들 많고...~~" 식으로 영업하는데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투로 말씀을 하시면서 화를 내고 욕설을 뱉으셨다고 합니다. 

 

흠.. 일단 기분이 많이 상하고, 매우 불쾌합니다. 본인을 위해서 저희가 친절히 상담해 드리고, 눈치 보며 조건을 맞추고, 참고하시라고 동영상도 직접 가서 찍어서 보내드리고 했던 노력들에 대한 배려는 일도 없고. 본인 중심으로만 상황을 이해하고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참 어르신한테 욕설을 박으면서 협박을 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해 드릴 수 없습니다. 녹취록 공개할 자신 있으신 거 아니면 적당히 하시길 바랍니다. 화는 모든 사람이 낼 수 있는 거니까요.

 

저희의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면 '계약금을 지금 거시지 않으면,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만으로는 매물을 잡아 둘 수 없고, 언제라도 공실이 빠질 수 있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 시켜드리지 못 한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제동 원룸 상황에 대한 흔한 오해들.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 지제동에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

 

-평택시내와 서정리역 주변과 비교하면 지제동 주변으로의 원룸 시세가 분명 더 비쌉니다. 시내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 지제동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 않을까 싶어서 왔다가 가격을 듣고 놀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건 전적으로 삼성전자의 현장 인력분들의 수요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삼성전자 현장은 출퇴근 지옥입니다. 자동차와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상당하고, 대로변이 아니라면 사실상 쏟아지는 보행자과 오토바이, 킥보드들로 인해 신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무법지대이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도 높습니다. 낭비되는 시간을 아끼려고 하면 출근 시간을 더 당겨야만 하고, 아침의 꿀 같은 20~30분 이상을 추가적으로 투자를 해야 됩니다. (지제동 원룸과 비교될만한 서정리역 같은 경우, 타이밍이 안 맞으면 셔틀버스 대기시간만 20분 가까이 소요됩니다)

 

하루 이틀 살 게 아니라면 월세 5~10만 원 더 주고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 있습니다. 지제동 원룸의 경우에는 도보로 15분 정도면 충분힌 현장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더 늦잠을 자도 지각을 안 할 수 있다는 게 매일 출근하시는 분들한테는 엄청난 메리트이고, 점심시간에 집에서 식사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대로변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루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덕국제신도시 안에 수많은 다가구주택들의 경우에는 원룸이 들어설 수 없는 구조로서, 기본 투룸・쓰리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룸을 찾으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지제동, 서정리역 주변, 방축리 일대로 몰리게 되어 있습니다. 상권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지제동의 원룸 인기는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대인들에게 훨씬 유리한 시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룸 월세를 5만 원씩 올리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래도 계약이 된다고 하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죠. 계약 조건은 중개업자들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임대인들이 정해주는 내용에서 일부만 협의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보증금의 경우에는 최소 월세의 3개월 치 이상을 확보하는 게 정상적인 계약입니다. 서울에서 보증금 이렇게 낮게 받는 거 보신 적 있으신가요? 보증금 200~300이라는 것이 부담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는 사실 임차인 분들에게 불리한 조건은 아닙니다. 임차인이 월세를 지불하지 않으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사실 보증금이라는 수단 외에는 손해를 보전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관련포스팅 - 『부동산 허위매물』왜 사라지지 않을까?

 

『부동산 허위매물』왜 사라지지 않을까?

앞선 포스팅에서 일반중개계약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한국의 부동산 중개업계의 현황에서, 공인중개사의 입장에서 왜 전속중개계약의 필요성에 대해서 분석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뒷받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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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허위 매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시내라면 허위 매물을 올리시는 업자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최대한 양심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의뢰받지 않은 허위 매물을 올린 적도 없습니다. 임차인 구하는 것보다 공실 받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허위 매물을 올릴 이유도 없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허위 매물이 있는 것처럼 방을 찾는 분들이 느낄 수 있는 데에는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가 있습니다. 위에 포스팅을 읽어보신다면 많은 참고가 될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임대인 분들이 공실이 나오면 주변 부동산들에게 '공실이 나왔습니다'하고 일괄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러면 조건에 맞춰 홍보를 하겠죠. 하나의 물건을 수십 개의 업체에서 홍보를 하고 고객을 붙입니다. 그렇게 해서 방이 계약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문자 받고 5분도 안 돼서 계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실이 금새 빠지는 시장이고, 때문에 의뢰를 받고도 일부러 광고를 올리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면 임대인 분들이 '공실이 계약되었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방이 나갔다는 것은 계약을 친 중개업자만 알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은 원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동산 물건에서 발생합니다. 계약이 된 지 모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계속해서 홍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그 물건 보고 전화드렸습니다'라고 연락이 오면 저희가 따로 매도・임대 의뢰인 분들에게 현 상황과 조건에 대해서 재차 확인을 하면서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관리하는 매물이 한두 개가 아니고, 매일 같이 의뢰인 분들에게 연락을 드려서 확인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사실을 인지를 하면 최대한 빠르게 관련 홍보를 종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허위 매물은 의뢰인 분들에게도 일정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관련 법이 개정이 되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의뢰에 대한 입증자료가 있으면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3. 내가 분명 관심을 보였는데, 왜 다른 사람이 계약을 했지?

 

-아마도 허위 매물과 관련해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내용이고, 가장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것과 계약금을 넣는 것과는 분명한 법적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제동 원룸 수요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매물이 고객을 기다려 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전에 확실한 약속이 되면 늦게 오셔도 물건에 특별한 하자가 없다는 확인 후 계약을 하실 수 있는 매물들이 가끔씩 나오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저희가 무조건 계약하겠다'는 말 뿐인 요청은 임대인 분들이 받아 주지 않습니다. 당장에 더 좋은 조건에 계약금을 넣고 사인을 하겠다는 분들이 계시면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다른 중개업소에서 계약금을 먼저 지르면 방금 전까지도 분명 존재하던 매물은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저희와 무관한 일이고, 저희는 중개업자이지 임대업자가 아닙니다.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도 확실한 고객님이 오시면 계약을 막을 이유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계약을 맺으면 누군가는 다른 매물을 찾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고, 누군가는 아쉬워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은 물건이라고 안내를 드려도 계약금을 섣불리 넣지 못하는 것은 매물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일 것이고, 그에 따라 계약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것도 스스로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으며, 누군가에게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내가 관심이 있으니까 일단 기다려 달라'라는 것은 서로 양해를 구해야 되는 내용이지, 권리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저희도 도의적인 책임과 인간적인 관계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상황이 받쳐주는 한에서 먼저 연락을 주신 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최대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만, 계약을 고민하시고 계신 분들의 상황을 어디까지나 맞춰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의 의도와 상관없이 갑자기 공실이 사라지면 양해의 연락을 드립니다. 그럴 때면 간혹 기분이 나쁘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그런 마음을 달래 드리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겠습니다. (일부 비상식적인 분들과는 대화의 가치를 못 느낍니다)

 

아직 부동산 중개업에 대한 다양한 편견과 오해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어, 항변의 기회도 갖지 못하고 억울함을 삭여야 하는 날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무튼 더욱 노력해서 불필요한 오해들을 줄이고, 고객분들에게 더 큰 만족을 드릴 수 있는 CR공인중개사사무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공부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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