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②
- 【나만의 이야기】/일본 이야기
- 2019. 12. 2.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일기 쓰는 듯한 느낌으로 한 자씩 적다 보니 재밌네요~
오늘은 첫번째 이야기에 이어,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후부터 유학을 결심하게 됐던 과정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관련 포스팅】 -1. 내가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①
고등학교 때 부터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전에 말씀드렸는데요, 지렁이 굴러가는듯한 꼬불꼬불한 히라가나가 외계어처럼 느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첫걸음 일본어』 같은 책들을 두 세권 사 왔는데, 히라가나가 대충 외워질 때쯤에.. "와 씨.. 가타가나는 진짜 절대 못 외우겠다.."라고 한 번 좌절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제2 외국어를 일본어로 택한 덕에 고2 때, 『JLPT, 일본어 능력시험 3급』에 합격했습니다. 취미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시험은 아니기에 자랑할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학교 시험 외에는 평가를 받아본 게 처음이었던 저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교내에서 평범한 성적을 내던 저는, 제 실력으로는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뜻을 품고 있었던 것도 아니라, 1년 정도를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JLPT, 일본어 능력시험 1급』 을 이 시기에 취득했죠.
그 후, 21살에 입영통지서 (*일본어로는 赤紙, 빨간 종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를 받고 입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너무나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군대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네요 ㅎㅎ;;
군대에 대해 잘 모르시는 여성・미필분들이 글을 읽어주실지도 모르니,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서 이야기를 드려야겠네요. 저는 GOP 사단에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철책을 지키는 역할을 하죠.
저희 같은 경우는 GOP 지역을 3개의 대대가 1년씩 교대로 담당해서 맡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대배치를 받고, 3개월 정도 후에 저희 대대가 GOP 에 올라갈 차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GOP에 상승하는 부대들은 그 몇 개월 전부터 부대의 몸집(부대원 수)를 최대한으로 키우게 되어있습니다. 북한과 연접해 있고, 상시 실탄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 부대 특성상, 북한에 대한 주적관(主敵)과 안전을 위한 정신교육에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러한 교육을 받은 인원들을 대다수로 부대를 구성해야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원래대로라면 말년병장이 한 명 제대하면, 신병이 한 명 들어오는 식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GOP 부대의 경우 정신교육이 부족한 신병들을 평소처럼 말년병장과 바꿔치기하듯이 받아오면, 부대의 전투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총기사고들의 위험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일정한 전투력과 안정성, 넓은 경계구역을 감당하기 위하여 부대원 수를 미리 과하게 채우고 교육과 훈련을 시키는 것이죠.)
제가 배치를 받은 부대도 열심히 몸집을 키우던 중이었고, 불행히도 제가 저희 부대의 마지막 디저트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불릴 만큼 불린 저희 소대원 34명 중에 제가 막내였고 (저보다 2주 늦게 들어온 2명의 친구가 있으나, 입대 월이 같아서 동기로 분류되었습니다), 이후 6개월 동안 저희 소대는 신병을 받지 않았습니다.
저도 저대로 참 거지 같은 상황이지만, 그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저를 유난히 잘 챙겨주던 선임이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맞선임 (=바로 앞 군번의 선임) 이었던, 뽕따이(애칭)라는 저보다 한 살 어린 친구였죠. 이 친구에게는 제가 맞후임이자, 6개월 동안 유일한 후임이었습니다. 본래 심성이 착한 친구이고, 역시 막내 축에 속하는 입장에서 선임들의 부조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면서 후임인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니, 편하게 많이 챙겨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맞선임・맞후임이라는 애틋한(?) 감정에, 마음도 잘 통해서 2년을 정말 가깝게 지낸 친구였습니다.
저도 일병이 되고 후임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여가시간이 생기면서 책들을 많이 읽기 시작했는데, 언젠가 『일본어 통번역』책을 보기 시작 했드랬죠. 그 모습을 본 뽕따이가, 본인도 일본에 관심이 많다면서 관심을 가져주었죠.
저는 뽕따이의 그런 일본에 대한 관심에 사실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습니다. 근데 뽕따이는 때때로 저랑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떠한 마음속의 동요가 있었더라고요... 그 친구의 동요가 저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내용이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정리해 봐야겠네요! ㅠㅠ
점심 먹고 다시 부동산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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