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오사카 유학・여행, 나는 어디에서 지냈나? 『덴가차야』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원래는 일본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제가 일본에서 방을 구할 때 했던 경험들을 시리즈로 만들어서 이야기 해볼까 했었는데요.  도쿄에 있었을 때의 경험담을 담은 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쓰기에는, 오사카에서는 집을 구하면서 특별히 색다른 경험을 한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오사카에선 총 3번 이사를 했는데요. 두 번은 일본 부동산에서 계약을 하면서 일본인 지인들이 보증을 서 줬고요, 한 번은 아는 형님이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서 제가 기존의 가구들을 다 처분해 주는 조건으로 집주인 몰래 명의변경 없이 그대로 들어가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사카에 유학을 오실 분들이나, 여행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어느 지역에 숙소를 구해야 될까? 고민을 하시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서, 제가 실제로 살았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관련 된 이야기들을 조금 해볼까 합니다. 참고하셔서 본인에게 맞는 지역을 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텐가챠야』의 주변 지도. 대로변을 따라 자전거로 난바까지 15분. 텐노지도 가깝고 의외로 살면서 괜찮다고 느낀 곳이다.

①『덴가차야, 天下茶屋』 엘리베이터 없는 4층집, 월세 48,000엔

 

제가 오사카에서 처음 자리 잡은 곳은 덴가차야라는 곳입니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집 구할 때 도움을 줬던 지인 분이 살던 곳이라 주변 부동산을 소개 받았던 것인데요. 오사카 시내(난바)에서 남쪽으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유학생들이 많이 사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덴가차야라는 이름이 귀에 익으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아마도 간사이국제공항에서 난카이선(南海線)을 타고 시내로 접근하시는 분들이 난카이 덴가차야역에서 지하철 사카이스지선(堺筋線, 갈색선)으로 환승하게 되는 역이기 때문일 겁니다. 많은 여행객분들 중에 에비스쵸(恵美須町)닛폰바시(日本橋)에 숙소를 구하시는 분들, 혹은 그 위로 갈색선을 타고 올라가실 분들은 이 곳에서 환승을 하셔야 하는데요. 이 곳이 사카이스지선의 시발역(始発駅)이라 출발할 때까지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처음 오신 분들은 '왜 출발을 안 하지? 플랫폼 양쪽에 차량이 서 있는데 어느쪽걸 타야되는거지?' 하고 당황하시고는 하죠. 결론은 시내를 가시는 거라면 어디행인지 상관없이 출발시간 빠른거 아무거나 타서 가만히 기다리시면 됩니다^^;; 

 

아무튼 환승역이라 그럴까요? 역세권이 나름대로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대형마트들과 음식점도 많이 있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를 주는 동네인데요. 분위기는 여느 주택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입니다. 사실 덴가차야가 속해 있는 니시나리구(西成区)는 전국적으로도 상당히 치안이 안 좋은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 편이지만, 그 안에서 덴가차야의 역세권 주변은 크게 해당사항이 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난카이선과 지하철 사카이스지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일텐데요. 간사이국제공항・린쿠타운의 프리미엄 아울렛과 무역회사들・와카야마로 이어지는 난카이선도 당연히 의미가 있지만, 여행객들과 유학생들에게는 지하철 사카이스지선이 갖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사카 주요시내를 관통하는 빨강색의 미도스지선(御堂筋線)못지 않게 이용가치가 높다고 보는데요.(물론 빨강색이 최곱니다)  

 

어느 역에서 하차를 하더라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 곳들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쪽방향부터 순서대로 텐노지동물원・스파월드・쿠시카츠로 유명한 츠텐카쿠(通天閣)・오사카의 아키하바라, 덴덴타운・해산물과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쿠로몬시장(黒門市場)・니폰바시와 도톤보리(道頓堀)・대표적인 오피스거리・일본 3대 축제, 텐진마츠리(天神祭)로 유명한 오사카텐만구・일본에서 가장 길다는 2.6km의 텐진바시스지상점가(天神橋筋商店街)・시내에서 즐기는 천연온천 등이 사카이스지선을 타고 찾아가기 편한 대표적인 관광지들이죠. 유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서 이 노선을 중심으로 유명 일본어학교(메릭・휴먼)와 츠지요리사전문학교로 대표되는 전문학교들이 들어서 있고, 아르바이트를 구할 곳도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도톤보리 근처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새벽까지 일을 했기 때문에, 마마챠리라고 부르는 앞에 바구니 달린 평범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새벽길을 열심히 달리면 10분도 채 안 걸리더라고요. 굳이 지하철을 안 타도 오사카 남쪽 시내인 난바까지 자전거로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곳인거죠. 저 같은 경우는 대로변을 따라 다이코쿠쵸(大国町)라는 곳을 지나서 다녔는데, 만약 츠텐카쿠나 닛폰바시 방향으로 대로변이 아니라 선로를 따라 뒷길로 이동을 하시는 분들은 약간 조심하셔야 될 것이 있습니다. 도중에 신이마미야(新今宮)라고, 치안이 안 좋은 걸로 유명한 니시나리구(西成区)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을 지나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신이마미야나 도부츠엔마에(동물원앞,動物園前)에는 싼 게스트하우스가 즐비하고 있어서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고(사실 주변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시는 분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가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가격대가 낮은 것이기도 하죠), 일본이라는 나라가 워낙에 치안이 좋은 나라이다 보니까 치안이 안 좋다는 말이 상대적인 것이지 실제로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식의 의미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곳을 치안이 안 좋다고 하는지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왠지 모르게 실감을 할 수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노숙자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주변의 노후화 된 건물들을 배경으로 어두컴컴한 고가선로 밑을 걷다보면 주변 노숙자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 음침한 분위기에 닭살이 돋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아이린 노동복지센터(작년 초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현재의 주변상태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라고 노숙자들과 노동자(일자리알선)들을 위한 시설이 들어서면서 이 곳이 집중적으로 슬럼화 되기 시작한 걸로 추측이 되는데요. 제가 있던 당시만 해도 이 앞을 지나면 노동복지센터 건물 안을 꽉 채우고 있는 노숙자・일용직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는 주변에 야시장이 열리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물건들과(장물) 마약 등도 공공연히 판매가 된다고 하는데요, 저는 가본 적이 없지만 아시는 분은 가끔씩 가셔서 싸게 이것저것 구입해 오더라고요.(여러분들도 경험삼아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설상가상으로 조금만 동쪽으로(도보로 10분 정도) 가면 일본 최대의 집창촌으로 유명한 토비타신치(飛田新地)가 있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야쿠자들을 보러 다닐 수 있는 곳이죠.(뭐 여기도 경험삼아 가보시는 것도.. 물론 카메라를 들고 다니시면.. 이 세상과 이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로변을 따라서 난바쪽으로만 다니실 것이 아니라면, 조금 돌아가시거나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것이 그래도 안전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여성분들이요.

 

지도상으로 덴가차야 남쪽으로는 저희가 크게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난바(難波)와 텐노지(天王寺) 주변을 생활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제가 생각해도 유학생분들에게는 솔직히 추천드리기는 힘든 곳 같네요, 월세도 그렇게 까지 싼 편은 아니고요;; 네.. 이번 포스팅은 별 의미가 없었네요..그냥 제가 살았던 곳 이야기가 해보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덴가차야에서 난바로 올라가는 도중에 있다고 언급했었던, 다이코쿠쵸라는 곳 주변으로 숙소를 구해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북쪽으로는 바로 난바고, 동쪽으로 가면 에비스쵸를 지나 덴덴타운과 메릭 일본어학교, 텐노지 방향으로 이어지거든요. 그리고 이 곳이 사실 숨겨진 코리아타운입니다. 보통 츠루하시(鶴橋)라는 곳을 오사카의 코리아 타운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잖아요? 물론 맞는 말이지만, 사실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이 다이코쿠쵸입니다. 처음 지나가시는 분들은 '왜 이렇게 한국 음식점이 많지..?'라고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월세도 싼 편이기 때문에, 아시아계 유학생들도 많이 찾아서 어쩔 때는 일본인 반, 외국인 반 같은 느낌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빨강색 미도스지선도 지나가네요. 

 

오늘의 결론 나왔습니다. 유학생들의 숙소로 다이코쿠쵸>>>>덴가차야. 여행객들이 숙소로 신이야미야(도부츠엔마에)쪽을 알아보신다면, 가격이 저렴한만큼 주변환경이 그렇게 쾌적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 

 

『아이린 노동복지센터』의 모습. 흔히 이 주변을 '아이린 지구(地区)' 라는 애칭으로 많이 부름.

 

『토비타신치』 음식점 간판을 달고, 아주머니와 아가씨가 입구에 앉아 호객행위를 한다. 

 


사진도 넣고 싶고, 이야기도 산만하게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②『나가호리바시, 長堀橋』와 ③『아와지, 淡路』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 기회에 말씀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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