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오사카 유학・여행, 『아와지、淡路』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오사카 숙소 구하기를 테마로 시작했던 이 시리즈.. 정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두 달만에 이어갈려니, 컨셉을 유지하기가 귀찮아졌습니다; 흠.. 아무튼 마무리는 지어야 되니까 마지막 시간으로, 제 유학생활의 종반부를 함께 보낸 아와지(淡路)라는 곳에 대해서 간단히 아무렇게나 설명해 보겠습니다.

 


 

오사카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와지라는 곳의 인지도는 그렇게까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사카 북부 생활권인 사람들이야 웬만하면 다 들어봤을 법한 곳이지만, 오사카 남부나 일상에서 잠깐씩 들리는 칸사이 사람들은 '아와지라는 곳에 살아요'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 에? 아와지시마(淡路島)에 살아요?' 라고 되물어봅니다.  1995년에 효고현(兵庫県)에서 일어났던 대지진(사망자만 6000명이 넘었던 역사적인 사건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을 일반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명칭을 따서 『한신・아와지 대지진, 阪神・淡路大震災라고 부르는데요, 이때의 아와지시마(淡路島)라는 곳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와지시마는 온천과 나루토 해협(鳴門海峡)을 비롯하여 작은 면적을 다양하고 콤팩트 하게 즐길 수 있는 1박 2일 관광지로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지명도면에서 오사카의 작은 동네는 당연히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혹시 아와지시마를 검색해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여기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셔야겠습니다;; 가시기 전에 유명 애니 캐릭터 나루토의 볼에 왜 소용돌이 문양이 그러져 있는지, 나루토 해협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된 건지 밑에 동영상을 구경하시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와지시마는 오사카에 없다

 


 

제가 살았던 아와지라는 곳은 전철 노선도를 통해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오사카 지하철 사카이스지선(갈색선)을 타고 북쪽 종점을 지나 조금 더 올라온 곳에 있습니다. 텐진바시스지롯쵸메(天神橋筋六丁目) 역까지가 사카이스지선이고, 차량을 갈아타지 않고 그대로 한큐선(阪急線)으로 이어져서 계속 달리는 시스템인데요. 시내에서 올라올 때 갈아타지 않고 아와지까지 쭈욱 올라올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라인을 걸쳐서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노선별로(사카이스지선+한큐선) 각각의 요금이 합산되어 교통비 부담이 큽니다. 

 

제가 이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오사카에서 자리를 잡고 살다가, 교토 지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지인들도 전부 오사카 사람들이었고, 아르바이트도 우메다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토로 이사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사카 시내에서 통학을 하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환승을 하면서 교통비가 작살나게 나오기 때문에 오사카 내에서 한 방에 교토까지 갈 수 있는 위치로 이사를 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실점인 타협점으로 선택한 곳이 아와지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한큐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교토한큐선(京都阪急線)을 이용해서 카와라마치(교토 시내)와 아라시야마까지 40분이 안 걸리고, 오사카 북부 중심지인 우메다까지 특급으로 2 정거장이기에 도심 생활권을 누리면서, 우메다역에서 칸사이 어느 지역으로도 편하게 이동할 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시내 방향에서 올라오는 사카이스지선의 환승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사카 남부(난바・도톤보리 등)로도 언제든지 편하게 일을 보러 갈 수 있었죠. 응? 참고로 작년에 신칸센을 탈 수 있는 신오사카(新大阪)로 이어지는 JR 아와지역도 신설되었기 때문에 나름 트리플 역세권..? 이 되었네요. 땅값 오를 일만 남았습니다. ㅎㅎ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상대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는 동네라는 이미지가 어째선가 있어서 집값들도 꽤나 저렴했습니다. 그래서 아와지부터 시작하여 (오사카 경제대학이 있는) 카미신죠(上新庄)・아이카와(相川) 라인에 한국이 유학생들도 꽤나 많이 사시더군요. 귀국짐을 정리할 때, 자기도 아와지에 산다며 연락 주신 분들만 10명도 넘게 있었습니다.

 

특히 칸사이 지방의 유명 사립대 중에 하나인 리츠메이칸 대학(立命館大学)의 OIC 캠퍼스가 미나미이바라키(南茨木)에 생겼습니다. 행정구역상 교토에 아주 근접한 오사카인데요. 아와지역에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OIC 캠퍼스 가시는 유학생분들이 계시다면 아와지 강추입니다! 

 

에어비앤비(에어앤비)에서 검색해도 이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방들이 검색되는데요, 아마 우메다・오사카 시내와 교토 시내 어디로든 한 방에 이동할 수 있다는 교통 편리성과 합리적인 가격대가 여행객들에게 어필이 되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역 주변에 대형마트들이 3~4개 나란히 들어서 있고, 바로 앞에 맥도널드와 새벽까지 하는 주점 체인들 + 상점가도 확장 공사를 하고 있었으니 지금은 훨씬 더 쇼핑하시기에도 좋아졌을 겁니다. 

 

※완전.. 개꿀 TIP! ※

참고로 주변에 복합 오락시설(?) 라운드 원(Round 1, 히가시요도가와점)이 있다. 인구밀도가 높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기 때문에(물론 동네 이야기다, 역은 엄청나게 북적인다.) 노래방과 볼링장을 프리타임 요금제로 이용하면 (뒤로 대기하는 고객들이 없어서) 제한 없이 같은 가격으로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다. 고로, 자전거로 20~30분 안에 올 수 있는 유학생들이 있다면 친구들이랑 놀러 시내로 가지 말고 이 곳으로 와라. 특히 볼링 하루종일 치고 싶은 사람은 막차 타고 와서라도 치고 가라. 항상 북적이는 시내 라운드 원과 달리 게임수 제한이 없다. 팔 빠질 때까지 쳐라. 

 

 

 

초록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교토선

뭐 쓸려면 끝도 없이 할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오늘은 글을 어설프게 이쯤에서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요. 가는 길에 정말 추천하는 아와지의 맛집을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어차피 칸사이 스루패스 같은 거 이용하시는 분들은 교통비에 부담이 없으실 테니, 교토에 가실 때 한큐선을 타고 가실 생각이다? 아와지역에서 일단 내리십시오. 교토 구경 끝나고 한큐선을 타고 우메다로 놀러 갈꺼다? 도중에 아와지역에서 내리십시요.

 

그리고 밑에 주소를 지도 어플에 찍어줍니다.

 

大阪府大阪市東淀川区淡路4丁目11−17

(히가시요도가와구 아와지 4-11-17)

 

그곳에 히가시요도가와구 카레 전문점, 평점 순위 1위에 빛나는 라이온 카레(ライオンカレー)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https://tabelog.com/osaka/A2701/A270307/27074437/dtlmenu/photo/

 

ライオンカレー (淡路/カレーライス)

★★★☆☆3.36 ■予算(夜):¥1,000~¥1,999

tabelog.com

모든 메뉴(루)가 맛있는데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역시 대표 메뉴를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라미 스테이크 카레(ハラミステーキカレー)를 추천드립니다. 계란 하나 받아서 풀고, 고춧가루? 다꾸앙?도 조금씩 올리고, 100엔짜리(?) 사이드 샐러드도 시키고.. 그렇게 드셔 보세요. 제가 데려갔던 지인들 모두 대만족 했던 맛입니다. 

 

참고로 저는 (어흥!) 백수의 왕(百獣の王)이었나? 하라미 스테이크 배 터지게 담아주는 메뉴를 주로 먹었습니다. 모둠 메뉴와 제철 재료로 만든 계절 메뉴들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충분히 선택하실 수 있을 겁니다.

 

웬만하면 음식점 추천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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