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택가, 물 받아 놓은 의문의 페트병들』그 정체는?
- 【나만의 이야기】/일본 이야기
- 2020. 4. 23.
안녕하세요, 소공소곤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일본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 중에 하나는 길거리에 놓여 있던 물이 담긴 페트병들입니다.
도심지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교외의 주택가 등에서 자주 보게 되는데요. 주택가・화단・전봇대 등을 빙 둘러싸고 있는 수상한 수많은 페트병들을 보면서 많은 의문이 들곤 했었습니다.
뭐 이런 느낌이죠? 시내의 관광지 위주로 가시는 분들은 보실 일이 적을지도 모르겠지만 교토・나라 같은 교외의 관광지, 혹은 주택가에서 실제로 생활을 하실 유학생분들이라면 앞으로 많이 보시게 될 광경일 겁니다.
저는 처음에 이 집은 '왜 이런 걸 내 놓으셨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꽤 많은 분들이 내놓으신 걸 보고, '아.. 일본분들이 화재에 민감해서 혹시나 하는 상황에서 초기 대응을 하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물 받아 놓는 문화가 생겼나 보네'라고 한동안 이해를 했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들어도 그럴싸한 설명이잖아요? 하지만 한참지나 제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라벨이 벗겨져 물이 만땅(満タン)으로 들어가 있는 이 수상한 페트병들,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물이 든 페트병들'은 길고양이를 쫓기(猫除け) 위한 역할로 놓여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양이에 대한 미신과 상품들도 많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인들이지만, 이들에게도 길고양이들에 의한 피해는 별개의 이야기인 모양입니다(길고양이 데려가 키우시는 분들은 많습니다). 길고양이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게 계시고, 정원에 들어와 대소변을 보고 음식물 쓰레기를 뒤진다든가, 작물을 파헤친다든가 등 적지 않은 피해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길고양이들의 접근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대책들이 강구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방법도 그러한 방법 중에 하나로 저렴하고 편하게 할 수 있는 팁으로 (꽤) 예전에 방송에서 소개된 이후로 유행을 타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 고양이는 물이 든 페트병을 무서워할까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고양이는 페트병에 반사되는 빛(난반사, 乱反射)을 보고 경계하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고양이의 침입을 방지한다
흠.. 맞나요? 제가 얼마 전에 유튜브를 봤는데 고양이 앞 좁은 골목에 도미노를 수십 개를 세워놔도 하나도 안 쓰러트리고 품위 있는 걸음으로 다 피해 가더군요. 물리적으로 침입을 방지하려면 엄청난 페트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제가 꽤 많이 검색을 해 봤는데요. 대부분의 글에서 공통되게 하는 주장은 "길고양이를 퇴치할 수 있는 효과는 전혀 없다" 입니다.
왜 전혀 효과가 없을까요?
・처음에는 놀라지만 금방 익숙해 한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야행성이기 때문에 햇빛에 별로 반응을 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고 합니다. 효과가 있다, 없다로 말이 많아서 인기 방송이었던 「トリビア の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그 효과에 대해 직접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페트병에 반사되는 햇빛을 이상하게 여겨 경계를 할지도 모르지만, 특별히 고양이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그냥 빛을 반사하는 물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여기게 된다고 합니다. 학습을 하는 것 이죠.
비슷한 경우로 일본에서는 까마귀들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CD나 DVD 등을 매달아 놓는 경우도 있는데요. 역시나 효과는 미비하다고 합니다.
뭐 고양이를 제대로 쫓아내지 못한다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물을 받은 페트병을 집 주위에 놓음으로써 마을의 경관을 해친다든가, 페트병의 물이 렌즈 역할을 해서 뜨거운 햇빛에 화재의 위험성 등이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방법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주택가에는 아직도 수없이 많은 페트병들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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